의대생 시절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외과학이라는 과목에 대한 기억과 수술실에서 처음 접한 난해한 수술 장면이 전공의 시절 동
안 차츰 머리로, 몸으로 익숙해지다가 어느덧 전문의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게 되었습니다.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출처 불명
의 족보 문제집을 받아보면서 문제를 풀자니 답이 없는 것 같고, 무시하고 제쳐버리자니 불안할 수밖에 없던 경험은 전문의 시
험 준비를 하는 전공의들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. 물론 이러한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교과서 구석구석을 찾아보면서
공부하게 되는 이점도 있지만, 현실적으로 시간에 쫓기는 전공의들에게는 잘못 짜깁기된 예상문제들과 지엽적인 지문에 집착하면
서 버려지는 시간은 큰 낭비일 수밖에 없습니다. 전문의 시험 준비를 같이 하며 벗들과 머리 맞대고 토론했던 많은 공부 내용들
이 지난 의대생 시절 시험이 그러했듯이 전문의 시험 종료와 함께 머릿속에서 사라지며, 비슷한 시행착오를 후배 외과 의사들이
답습할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에 그 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계획했습니다.
전문의 시험 출제에 반영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한글 외과학 교과서와 19판 Sabiston 외과학을 바탕으로 전문의 시험공부를 해
야 하는 추세에 누가 먼저 발 벗고 나서서 시험 준비생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한 안타까움도 이 책을 시작하는
또 다른 동기가 되었습니다.중복되거나 애매한 문제들을 배제하고 최근 8년간 다뤄진 유형의 문제들을 외과학 교과서의 목차대
로 재구성해 보았으며, 통용되는 교과서와 믿을만한 의학 자료들을 바탕으로 정확하면서 최신지견에 가까운 외과 지식을 전달하
고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방식을 공유하려고 하였습니다. 그러나 모든 분과에 대해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저를 포함한
세 사람이 해결하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배들과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많습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
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주제를 다룬 문제들과 명쾌하지 못한 풀이에 대해서는 저희의 한계를 인정하며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립
니다. 이 책으로 공부하신 여러분들이 가지게 될 다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저희에게 알려주신다면, 더 좋은 책으로 돌아와 후배
외과의사들의 든든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.
앞으로도 급격히 변화할 외과 영역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면서 이 책을 계속 새롭게 개정해나가야 할 숙제가 크지만, 전문의 시
험 출제 경향을 단시간에 파악해야 하는 외과 전공의들이나 외과 시험을 준비하는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길 바
라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준비하였습니다.
외과의사가 천직이라는 자각을 하게 해주시고 자긍심을 잃지 않는 외과 의사가 되도록 이끌어주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
실의 모든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. 또한 1판에 이어서 2판을 낼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가본의학출판
사 사장님과 모든 직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.
